권오갑 HD현대 회장
서울--(뉴스와이어)--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가 29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HD현대 임직원 여러분,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우리 그룹이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창업 50주년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첫 50년을 시작한 해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룹의 명칭과 CI를 변경하고, 이를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습니다.
혁신, 도전, 존중, 안전이라는 새로운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기업문화를 새롭게 재편했고, 사업적으로도 지속성장의 토대를 다지면서 많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2024년은 우리 주위의 모든 경영환경이 그야말로 안개 속이라 할 것입니다. 제조업과 수출 중심이라는 우리 그룹의 사업구조를 감안할 때 어느 것 하나 간단한 것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의 불안정,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지속, 탈탄소를 기치로 내건 전 세계 에너지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불확실성이 그 어느 해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도 4월 총선이 예정되어 있고, 금융, 노동, 외환,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 다양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더 성장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여러분께 제 생각을 간략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생각해 주기 바랍니다.
전 임직원이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갖길 바랍니다.
IMF 등 세계 주요 경제단체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율을 지난해보다 낮아진 2%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한 연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율은 그보다 낮은 1%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제품이 되어야 하며, 우리는 ‘그 제품을 만드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히 평균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적당히 평균만 하면 우리의 일터는 물론 자신의 삶도 오히려 평균 이하로 떨어집니다. 적당히 평균만 하자는 분위기라면 그 기업은 성장할 수 없으며, 결국에는 지속되지 못할 것입니다.
1970년대 후반에 정주영 명예회장님께서 한 일간지에 기고하신 글에는 이런 말이 씌여 있습니다.
“요사이는 조선에 미쳐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밤낮이 없다. 8000여 명의 기능공들이 철모를 쓰고 어두운 첫새벽부터 쏟아져 들어오고 밤낮없이 교체되는 것을 바라볼 때 나의 임무는 다시없이 막중함을 느끼게 된다.”
자기가 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해 열중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과 애정을 느끼신 창업자의 정신을 우리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HD현대라는 공동체의 일원이고 동지(同志)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변화의 시작은 어디에서 오겠습니까? 바로 내 머릿속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합니다. 조직 내에 어느 정도의 긴장된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남을 바꾸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먼저 나를 바꿔야 합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일은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즉 겸손함에서 시작합니다. 오만한 사람은 절대 나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를 10%만 낮춰보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여러분의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특히, 리더들은 회사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여야 합니다. 직원들의 분위기를 보면 그 회사의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사장을 비롯한 리더들은 젊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리더로서 자신감을 갖되, 동시에 겸손한 마음도 갖길 바랍니다.
임직원 여러분,
울산HD FC로 이름을 바꾼 축구단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만년 준우승팀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정상에 서기가 힘들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는 노조의 매각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과거 감독들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준우승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감독 부임 이후, 조직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했고,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원팀’으로 뭉쳐 2022년 17년 만에 우승했고, 지난해 2년 연속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만큼 리더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리더들부터 솔선수범 해야 합니다. 항상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 고민을 해주기 바랍니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잘되고 있으면 잘되는 대로, ‘있는 그대로’를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인식해주길 바랍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 SK 등 다른 기업들을 시작으로 조직축소 등 비용절감을 통한 위기대응 방안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초격차 기술로 우리의 어려움 또한 잘 헤쳐나갈 것이라 자신합니다.
HD현대 그룹이 사회적으로는 존경을 받고, 경영상으로는 흑자를 내야 하며, 모든 임직원과 주주들이 신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노력하면 안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임직원들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공정한 인사와 충분한 보상을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을 비상하는 용(龍)처럼 행운이 가득한 멋진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작년처럼 ‘안전’한 사업장 만드는 일에도 모두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